[곤지암 스키장 근처 맛집] 감자탕에 빠진 묵은지와 청국장의 매력
지난 금요일.
전국 모든 스키장에 함박눈이 내려주리라는 보더들의 희망과는 달리
전국의 모든 스키장의 슬로프 위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강원도에 있는 스키장에는 간혹 폭설과 폭우를 넘나들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스키장이 시간이 지날 수록 많은 비가 내렸죠.
그 날, 스키장의 비 내리는 슬로프 위로
몇몇 스키어와 보더님들의 눈물도 함께 흘러내렸다능 슬픈 전설이...
헝그리보더에는 멘붕 온 보더들이
각 스키장의 특파원을 찾느라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특파원들은 스키장의 소식을 전하느라 바쁘고,
보더들은 한숨쉬고 눈물 닦아내느라 바쁘고.
하지만.
우리는 의지의 한국인.
이틀 뒤인 일요일에 보딩을 하기로 하였으므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보드를 타야겠다는 일념하에,
오전 9시 스키장 앞 렌탈샵에서 헤쳐모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격전의 일요일.
인나자마자 안개 때문에 헐,
어젯밤 SNL 브아걸 못보고 잠들었다는 사실에 헐,
3년만에 들린 렌탈샵 서비스가 여전히 개판이라는 사실에 헐,
곤지암 리프트 값이 "어...?13456789 2가 없네?" 라는 사실에 헐,
슬로프에 의외로 사람이 많다는 사실에 헐,
슬로프 상단 부분은 안개로 인해 리프트 밑에 슬로프가 안보인다는 사실에 헐,
슬러시 설질로 인해 엣지가 전혀 먹히지 않아서 헐,
마지막으로 리프트 한번 더 타려고 했더니
시간 지났다며 삐삐 거리고 차단 당해서 헐,
단체 사진 이상하게 나와서 헐.
그렇게 헐헐 거리는 동안 4시간은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짐 챙기고 나와서 장비 반납하고 나니 오후 4시가 조금 안된 시간이었더랬습니다.
모두 배가 너무 고팠던터라,
점심 겸 저녁을 먹고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이 곳이 바로 저희가 찾은 감자탕 집입니다.
1층에 마련된 넓직한 감자탕 집.
지금은 이름이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수누리 감자탕이었다고 하네요.
현재는 맹가네감자탕으로 검색해야 나옵니다.
감자탕 중자 두개랑 소주 한병 주세요!
라고 했을 뿐인데.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감자탕 중자를 다 비운 상태였습니다.
사진 찍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싹 비웠더랬죠.
8명이서, 감자탕 중자 2개를 시켰는데,
조금씩 남겼습니다.
정말이지 이건 중자가 아니고, 대도 이런 특대가 없습니다.
양도 어마어마하고,
거기다 사장님이 계속 육수를 부어주시고,
만두사리에, 떡사리까지.
제 기억을 더듬어보면,
기본적으로 청국장을 활용한 육수인 것 같고,
묵은지가 엄청 많이 들어갔었던 것 같습니다.
거기다 기본적으로 만두 사리가 들어가고,
뼈에는 고기가 잔뜩 붙어 있었습니다.
밥까지 볶아서 먹고 말꺼야! 라고 각오했건만,
어마어마한 양과 서비스 앞에서
볶은밥은 맛도 못보고 무릎을 꿇고 말았네요.
정말이지 제가 맛 본 감자탕 중에 최고였습니다.
친구네 어머님께서 감자탕 집을 하셔서 자주 먹었습니다.
어제까지만해도 제 기억 속에 최고의 감자탕은
제 친구네 어머님이 해주시는 감자탕 이었습니다.
친구한테도 미안하고,
친구의 어머님한테도 정말 죄송한 이야기지만,
친구네 어머니 가게보다 훨씬 맛있었습니다.
보딩으로 고갈된 체력이 한 순간에 쏵 채워지는 느낌이랄까.
담에 들리면 꼭 사진도 찍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보드 리뷰인지 맛집 리뷰인지 모르겠는 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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